마이웨딩 2018.5월 호

우리 부부의 몰디브 신혼여행기는 잡지 '마이웨딩'에 실렸다.

우리가 상견례를 마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신혼여행 예약이었다. 여행을 자주 다닌 나로서는 내가 직접 계획을 짜려고 알아봤으나, 일주일 간 조사한 결과 내가 내린 결론은,

"몰디브 여행은 업체를 쓰는 것이 제일 낫다"

비행기에서 본 몰디브 환초

몰디브의 고급 리조트들은 업체를 통해 예약할 때 1박 무료 숙박, 룸 업그레이드, 룸서비스 추가 등 여러 가지 프로모션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고, 때문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1. 몰디브 신혼여행 숙소 고르기

몰디브의 숙소는 말레 공항으로부터 떨어진 거리를 기준으로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가까움 - 스피드 보트로 이동

2. 조금 멈 - 경비행기로 이동

3. 멈 - 국내선으로 이동

말레 공항까지 가는 것도 8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비행기 타는 것이 지긋지긋한 사람들은 1-2를 선택하면 된다. 단, 공항에서 가까울수록 수중 환경이 떨어지니 참조. 그래도 몰디브는 몰디브라서 큰 걱정 X

우리 부부는 몰디브 바다에서 놀기 위해 다이빙 자격증까지 땄기 때문에 3번! 몰디브 국내선을 타고 몰디브 최남단의 'Outrigger Konotta'로 결정했다!

2. Outrigger Konotta, Maldives, 아웃리거 코노타

업체에서 추천하는 리조트 중 가장 비싼 리조트였다. 시설은 물론이고, 본섬과 멀리 떨어져 있어 수중 환경이 우수하고 프라이빗한 것이 장점이었다.

우리는 프라이빗 비치가 있는 비치 빌라에서 3박, 바다 위에 인피니티 풀이 있는 오션 빌라에서 4박을 묵었다.

1) Beach Villa

솔직히 beach villa를 넣은 것은 오션 빌라가 더 비싸서 비용을 절감하고자 한 것이었는데,

아웃리거 코노타 비치 빌라 내부

숙소의 아늑함과 프라이빗함 때문에 오랜 비행에서 오는 여독을 치유하기에는 더 좋았다.

아웃리거 코노타 비치 빌라 프라이빗 수영장

빌라에는 꽤나 큰 프라이빗 수영장이 있어서, 우리는 낮이고 밤이고 수영을 했다. 룸서비스로 온 샴페인을 마시면서 수영할 때 우리는 부부로서의 미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더랬다.

아웃리거 코노타 프라이빗 비치

프라이빗 비치는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우리는 앞바다에서 놀다가 수영장에 풍덩 빠져 민물로 소금기를 빼곤 했다.

2) Ocean Villa

오션 빌라는 '역시'라는 말이 절로 터져 나왔다.

아웃리거 코노타 오션 빌라

온통 바다. 바다 그 자체였다. 커튼을 열면 펼쳐지는 푸른빛의 바다와 무리 져 보이는 물고기와 이따금씩 보이는 상어. 지상낙원인가요.

빌라 앞 스노클링 중

빌라 앞 잭피쉬 떼

몰디브 노을

특히나 몰디브 바다의 아침, 점심, 해질녘, 밤까지 빠짐없이 즐길 수 있어 우리는 빈틈없이 행복했다.

몰디브의 밤하늘

몰디브의 밤하늘은 거짓말처럼 별이 많았다. 그 광경은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 많은 별들이 촘촘하게 밤을 밝혀, 등대 하나 없는 바다가 환하게 빛났다.

우리는 우리 인생에 이만큼의 행복과 여유는 다시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직감할 만큼 행복했다.

3. 몰디브 다이빙

오픈워터 다이버였던 우리 부부는 몰디브에서 '어드밴스드 다이버' 자격증을 땄다!!!!!!!

★몰디브 인증 어드밴스드 다이버★

다이빙 마스터 줄리아와 까오양

가격은 인당 100만원이 좀 안되는 가격으로, 한국에서 따는 거나 별 차이가 없다. 동해 바다, 제주 바다가 아닌

몰디브의 바다에서 다이빙 연습을 할 수 있다는 큰 특혜를 생각한다면, 저렴한 수준이다.

아마 신혼여행에 가서 다이빙 자격증을 딴 부부는 우리뿐이지 않을까 싶은데, 정말 유익하고 몰디브를 100% 즐길 수 있었다.

다이빙 보트는 넓고, 화장실도 있다

제일 처음 Reef 다이빙을 통해 테스트 다이빙을 하고, deep diving, hovering(중성부력), night diving, photographer 등 여러 다이빙 교육을 받았다.

Starry toadfish, 복어

너른 산호 밭

빵빵 터지는 시야와 넓은 산호 밭에 사는 다양한 어종들, 간간이 지나가는 상어와 문어. 정말 다이빙의 천국다웠다.

Unicorn Fish 유니콘 피시

Batfish 뱃피시

바다의 나무, 산호

Clown fish&Moorish, 니모 가족과 무리쉬 커플

Night diving 나이트 다이빙

처음으로 나이트 다이빙도 했다. 해질 무렵에 들어가 컴컴한 바다를 랜턴으로 비추며 탐험하는 것인데, 조명을 모두 끄고 손을 흔들면 초록색의 플랑크톤이 별처럼 반짝였다. 황홀했다.

4. Dolphine Quest (Cruise), 몰디브 돌고래 보기

몰디브는 돌고래, 고래상어, 만타레이, 화이트팁 상어, 해머 샤크 등 대물들로 유명한데,

Dolphine Cruise
우리가 갔을 때는 바다에 플랑크톤이 적은 시기라(3~6월) 고래상어와 만타레이는 보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돌고래를 봤다!

손에 닿을 거리의 돌고래들

저 먼 바다부터 돌고래들이 점프를 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우리 배 밑으로 수백 마리의 돌고래들이 수영하고 있었다.

정말 손에 닿을 거리에 그렇게 많은 야생의 돌고래를 본 것은 아주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아직도 남편의 꿈에 나오곤 한다.

Best cut

우리가 돌핀 크루즈를 나갈 때, 다이빙 샵 마스터가 출사를 나왔다. 마스터는 하와이안 코리안이었는데, 이 사진이 너무 좋아 홈페이지 Dolphine cruise 메인 사진을 이걸로 바꾸신다고 하셨다! 바뀌었으려나..?

5. 스노클링 @ 아웃리거 코노타 몰디브

우리는 스노클링을 통해, 상어, 거북이, spotted eagle ray, 수많은 물고기 등등을 관찰할 수 있었다.

몰디브 바다

내가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간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 중 일부는

"조금 지나면 심심하다던데?"

라고 걱정하고는 했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에도 3번씩 스노클링을 나갔고, 다이빙 교습까지 받았으니 심심할 틈이 없었다.

몰디브 거북이

거북이를 얼마나 많이 만났는지 모른다. 스노클링을 하다 보면 파도에 중간 크기의 거북이들이 연안으로 밀려들어왔다.

몰디브 거북이

심지어 해변 산책을 하다 보면 숨을 쉬러 올라온 거북이가 보였고, 우리는 옷을 집어던지고 바다로 뛰어들어갔다.

남편의 프리다이빙

시야가 너무 좋아서 10m 넘는 수심의 바닥이 투명하게 보였다. 저 먼 곳의 니모까지 보여서 남편은 프리다이빙해서 보곤 했다.

스노클링을 하면 물고기들이 내는 소리가 들린다. 싸우는 소리, 산호를 먹는 소리, 흙바닥을 긁는 소리. 넓은 바다를 우리끼리 조용히 누비다 보니 들을 수 있었던 바다의 소리였다.

몰디브 여행에서 놀란 점은, 수영을 못하는 사람들이 여행을 온다는 점이었다.

몰디브 블랙팁 샤크

수영을 하지 못하는데 몰디브에 오면, 심심할 수밖에 없다.
몰디브에 신혼여행을 가고 싶다면, 다이빙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수영은 배워가는 것을 추천한다.

6. 아웃리거 몰디브의 사람들

몰디브의 생태계와 그새 정이 들어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살뜰하게 우리를 케어해주던 사람들과도 나는 정이 들어버렸다.

우리의 다이빙 선생님 까오양
우리를 어드밴스드 다이빙의 세계로 이끌어준 까오양과 그의 여자친구 셀레나.

다이빙샵 직원들의 깜짝 축하 파티

그리고 마스터 전 선생님과 프랑스에서 온 차기 마스터 줄리아.

우리가 가는 마지막 날, 우리에게 깜짝파티를 열어주었다. 고맙고, 행복했던 순간들.

브라이언과 나짐

호텔경영학을 전공해서 어린 나이에 몰디브로 인턴을 나온 브라이언. 나보다도 어렸는데, 남동생 같아 친하게 지냈더니 퍽 정이 들었다.

나짐은 레스토랑과 룸서비스를 전담해주었는데, 우리가 마지막 날이라고 말하니 인사를 하러 방까지 와주었다.

몰디브 리조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로,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비치 카바나 담당 아나

그들은 보통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아나의 절친 나암

직원들은 하나같이 잘 교육받았고, 영어도 잘 통했으며, 정말 친절했다.

내가 간다고 하니 다 뛰쳐나와 사진을 찍던

귀여운 사람들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은 여행을 하다 보면 한국 사람들은 본의 아니게 현지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왕왕 있다.

"Can I take your order?"

"This"

영어가 익숙하지 않기에 full sentence로 말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에겐 마법의 단어가 있으니,

"Please"

우리가 한국에서 주문할 때 직원에게 "이거"라고 하지 않고 "이거 주세요"라고 말하듯, please를 붙여주는 센스를 발휘하기를 부탁드린다.

아웃리거 코노타의 메인 레스토랑 이름인, 블루 솔트

리조트 직원들과 친해진 덕분에 나는 아웃리거 코노타의 상징인 '블루 솔트'를 선물로 받았다. 호일에 꼬깃꼬깃 싸서 한국에 가서 먹으라고 전해준 고마운 마음을 잘 보관하고 있다.

선물 받은 액자

그리고 브라이언은 함께 찍은 사진을 인쇄해 액자로 만들어 가는 길에 깜짝 선물로 안겨주었다.

좋은 시설과 엄청난 바다,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완벽했던 우리의 몰디브 신혼여행.

우리는 같이 살면서 힘든 시간을 마주하면, 이 시절을 돌이켜보기로 했다.

그러면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